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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모시고 온 외국인에게 추천하는 여행지 (전통, 자연, 접근성)

by yunmom01 2025. 7. 20.

지난주 회사 동료인 마이클이 "이번에 부모님이 한국에 오시는데, 어디를 데려가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봤을 때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여행과는 확실히 다른 접근이 필요하죠.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편안하게 즐기면서도 한국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서, 제가 직접 경험해본 장소들을 중심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여행하는 가족사진

전통과 역사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

경복궁과 북촌 한옥마을은 정말 빠질 수 없는 코스입니다. 작년에 독일에서 온 친구 부모님을 모시고 갔는데, 특히 근정전 앞에서 찍은 사진을 정말 좋아하셨어요. 오전 10시쯤 가면 수문장 교대식도 볼 수 있고, 무엇보다 궁궐 안이 넓어서 휠체어나 지팡이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무리 없이 둘러볼 수 있습니다.

북촌에서는 삼청동 길을 천천히 걸으며 전통차를 마시는 것을 추천해요. 인사동의 전통찻집들도 좋지만, 북촌 쪽이 상대적으로 덜 복잡하고 여유롭거든요. 제가 자주 가는 곳은 '차마시는뜰'인데, 2층에서 내려다보는 한옥 지붕들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워요.

부산의 감천문화마을도 의외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경사가 좀 있긴 하지만,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고, 거기서부터는 내려오는 코스로 구성하면 됩니다. 알록달록한 집들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부모님 세대분들께도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더라고요.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여행지

제주도 성산일출봉은 외국인 부모님들께 가장 인기가 높은 곳 중 하나예요. 정상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중턱에서 바라보는 풍경만으로도 충분히 멋지거든요. 주변에 성산포구도 있어서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고, 특히 해녀가 직접 따온 성게나 전복은 정말 별미입니다.

올레길 중에서도 **7코스(외돌개 코스)**가 부모님 연령대에는 가장 적당해요. 평지 구간이 많고, 중간중간 쉴 수 있는 카페들도 잘 되어 있거든요. 외돌개에서 바라보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정말 환상적이에요. 작년에 캐나다에서 온 친구 어머니가 "이런 색깔의 바다는 처음 본다"며 30분 넘게 사진을 찍으셨던 기억이 나네요.

경주 보문관광단지도 좋은 선택입니다. 보문호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면서 벚꽃(봄이라면)이나 단풍(가을이라면)을 즐길 수 있고, 호텔들도 잘 되어 있어서 편안한 숙박이 가능해요. 불국사와 석굴암까지는 차로 30분 거리라 하루 코스로 묶어서 다녀오기 딱 좋습니다.

편안하고 접근성 좋은 현대적 명소

롯데월드타워와 서울스카이는 정말 강력 추천해요. 엘리베이터로 편안하게 올라가서 서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경험은 어느 연령대든 감동적이거든요. 특히 해질 무렵에 가면 낮과 밤의 서울을 동시에 볼 수 있어서 더욱 특별합니다. 지하에 롯데월드 몰도 있어서 쇼핑이나 식사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고요.

한강공원은 정말 과소평가되는 곳이에요. 반포 한강공원의 무지개다리 분수쇼는 외국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저녁에 치킨과 맥주를 시켜서 강변에 앉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한국적인 경험이 되더라고요. 여의도 한강공원도 좋은데, 특히 국회의사당과 63빌딩이 한눈에 들어오는 뷰가 인상적입니다.

명동과 동대문은 쇼핑을 좋아하시는 부모님들께 안성맞춤이에요. 명동은 화장품이나 한국 전통 기념품을 사기 좋고, 동대문은 24시간 열려있는 쇼핑몰들이 많아서 시차 적응이 안 되신 분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야경도 정말 멋있고, 건물 자체가 워낙 독특해서 건축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특히 좋아하세요.


이런 곳들을 추천드리는 이유는 단순히 유명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연세 있으신 분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한국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너무 빡빡한 일정보다는 여유롭게 하나하나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특히 식사 시간은 충분히 여유 있게 잡으시고, 한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대안 메뉴도 미리 생각해두시면 좋습니다. 김치찌개나 불고기 같은 대중적인 음식부터 시작해서 점차 다양한 맛을 시도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결국 여행의 진짜 의미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가족들과 더 깊은 추억을 만드는 것이니까요.